스가에 ‘기대 반 우려 반’…“단기 개선은 요원” “탈아베 가능성도”



스가 요시히데 일본 신임 총리 선출을 계기로 한·일 관계 개선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동시에 나오고 있다. 아베 신조 전 총리의 그늘에서 벗어나 자기 정치를 통해 관계 개선에 나설 것이란 예측과 그럼에도 아베의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을 것이란 관측이다. 일본 총리에 16일 선출된 스가는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강제징용 문제와 관련해 “일·한(한·일) 청구권협정이 양국 관계의 기본”이라고 말했다. 일본은 1965년 한·일 청구권협정을 통해 문제가 완전히 해결됐다는 입장으로, 피해자에게 보상하라는 2018년 우리 대법원 판결을 수용하지 않고 있다. 신각수 전 주일대사는 그러나 “이 발언만으로 스가 총리가 ‘아베 아바타’가 될 것이라 판단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일본 내부 상황이 스가 총리 노선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견해를 내놨다. 양기호 성공회대 일본학과 교수는 “본인만의 색이 없다는 게 스가 총리에 대한 평가”라며 “스가가 이끄는 체제에서 자민당이 총선에 압승하면 스가가 ‘관리형 총리’에 머물지 않고 ‘탈아베’를 시도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 ‘탈아베’ 시도가 아베 시절 경색된 한·일 관계를 개선하는 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준규 전 주일대사도 “당장은 잔여임기 1년을 채우는 관리형 총리로 보는 게 타당하지만 경제적인 면에서 스가가 어느 정도 성과를 내 국민적 인기가 높아진다면 자민당 파벌 간 타협에 의해 다시 한번 (자민당) 총재가 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이때부턴 스가 총리가 개인 역량으로 정국을 이끌어갈 여지가 생길 수 있다는 취지다. 스가 총리가 아베와 같은 ‘이념적’ 우파가 아닌 ‘실용적’ 우파라는 측면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김성한 전 외교부 차관은 “스가 총리가 지금까지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하지 않은 것은 그가 이념주의자가 아니라는 방증”이라며 “우리 정부가 대일 관계에 이념적으로 접근하지 않는다면 한·일 관계 개선의 여지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선 강경화 외교부 장관도 “(과거사 문제는) 그것대로 협의해 나가면서 실질협력은 계속 발전해 나가는 투트랙 어프로치(접근)를 갖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이런 낙관적 예측은 대체로 장기적 관점이다. 단시간에 양국 관계 개선은 요원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일관된 목소리다. 진창수 세종연구소 일본센터장은 “(강제징용과 일본군 위안부 문제 등) 한국이 언제 합의를 뒤집을지 모른다는 분위기가 일본 국민 사이에 형성된 상태에서 한·일 관계 개선이 스가 총리에게 큰 실익이 없다”며 “우리 정부가 대안을 내놓기 전까지 일본이 관계 개선에 선제적으로 나서진 않을 것”이라고 했다. 스가 총리가 당장은 한·일 관계보단 미·일 관계에 더 집중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스가 총리는 최근 자민당 총재 후보 토론회에서 “일·미(미·일) 동맹을 기축으로 아시아 국가들과 확실히 관계를 구축하는 게 중요하다”며 선후 관계를 명확히 했다. 정부는 스가 총리가 아베와 궤를 같이 해왔기 때문에 아베 노선에서 많이 벗어나긴 어렵겠지만 인물 자체가 교체된 만큼 달라지는 부분을 예의주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일본 내각의 중심축인 관방장관 자리에 관심을 쏟는 것으로 전해졌다. 스가 총리는 관방장관 시절 2년 10개월간 호흡을 맞춘 관방부 부장관 출신의 가토 가쓰노부 후생노동상을 임명했다. 김영선 기자 ys8584@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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